iM금융지주, 목표액 2배 이상 뭉칫돈…신한·한투·메리츠지주도 목표 웃돌아
금리 인하기 발행여건 우호적…시장경색 시 리스크 확대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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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최근 금융사들이 줄줄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가운데 수요예측에서 연이어 흥행 성적표를 받아 눈길을 끈다.
10일 기업금융(IB) 업계에 따르면 iM금융지주가 지난 8일 1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목표금액의 곱절 이상인 2천160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진행된 메리츠금융지주[138040]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도 총 1천300억원의 기관 자금이 들어와 목표금액 1천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했다.
메리츠금융지주와 iM금융지주는 각각 30년 만기와 영구채 형태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인데, 모두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부여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목표금액을 웃도는 뭉칫돈이 들어왔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애초 2천700억원이 목표금액이었으나 총 7천810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애초 계획보다 큰 4천억원을 발행키로 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2천50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5천19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오면서 결과적으로는 총 4천500억원을 발행키로 했다.
최근 DB손해보험[005830]은 업계 최초로 콜옵션 만기 이후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 조건이 없는 새로운 방식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눈길을 끌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완자본이 아닌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아 자본 효율성이 높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금리 매력이 있어 수요예측도 흥행했다. 총 5천억원 목표금액에 약 1조2천억원의 자금이 몰려 7천47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결정됐다.
신종자본증권은 회사채의 한 종류로 원래는 ‘부채’이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이에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 영구 또는 연장 가능한 30년 만기에 5년 콜옵션 조건으로 발행되는데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콜옵션 행사 가능 첫 번째 기일인 발행 5년 후 시점을 실질적인 만기로 간주한다.
특히 최근에는 금리 인하기인 만큼 발행사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에서 “지난 2020∼2021년 발행됐던 신종자본증권의 만기가 올해와 내년 순차적으로 도래해 롤오버(만기 연장)할 물량도 많은데 우호적인 발행 여건도 맞물리면서 자금 확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평시에는 차환이나 콜옵션 행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만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나 올해 롯데손해보험[000400]의 후순위채 조기상환 연기처럼 시장 유동성 경색이나 개별회사 이슈 등으로 실질적 만기인 발행 5년 후 시점에 상환·차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건 부담 요소다.
혹여나 발행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될 경우 신종자본증권의 이자 지급이 정지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로서는 염두에 둬야 할 리스크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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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09월10일 07시0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