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우크라 분쟁 책임 돌려…”내부 일에나 신경 쓰라”
“트럼프 있었다면 피했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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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러시아 대통령실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만큼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휴양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나는 (협상이 필요하다는) 이해가 언젠가 키이우 정권(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의 마음에 맞아오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힘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올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3차례에 걸쳐 직접 협상을 진행했지만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도 큰 손실을 봤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손실과 비교하면 훨씬 규모가 작으며, 러시아군이 강제 동원은커녕 대량 동원도 하지 않는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군은 징병 연령을 낮춰도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는 계속 싸울 수 있는 충분한 병력을 가졌지만,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얼마나 지원받든 싸울 병력이 없는 실정이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 모두에게 고통”이지만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분쟁의 원인을 유럽으로 돌렸다.
그는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싸움을 멈출 수 없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다수가 아닌 소수, 무엇보다 갈등을 계속 키우려고 하는 유럽에 있다. 오늘날 그들에게 다른 목표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창설 국가들, 벨라루스와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등 아랍·이슬람 국가 등은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진심 어린 노력을 기울였다며 감사를 표했다. 북한은 러시아 쿠르스크에 군을 파병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유럽이 군사화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보복 조치들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위협에 대한 대응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누군가 러시아와 군사력 측면에서 경쟁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하게 하라. 러시아는 우리 안보와 평화, 국민의 평온, 국가에 대한 위협이 있으면 빠르게 대응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증명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군사적 충돌을 시작한 적이 없다”며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특히 서방의 지도층이 이런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침착하고 평화롭게 잠들고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라”라며 “유럽은 세계 경쟁에서 변방으로 미끄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발언을 이어 나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했더라면 우크라이나 위기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대해서는 “터널 끝에 빛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며 환영했다.
또 러시아가 미국과 전면적인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으며, 양국 간 입장 차이가 있지만 이는 강대국 사이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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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10월03일 04시48분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