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한 이스라엘, 레바논 맹폭…”헤즈볼라 재무장 안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한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다시 레바논 남부를 겨냥한 군사작전 강도를 높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은 레바논 남부 스리파 지역을 공습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소속인 사미르 알리 파키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파키가 무기 밀수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베카 지역에서 로켓 발사 등 활동이 포착된 헤즈볼라 시설도 타격했으며, 전날에는 레바논 남부 후민알파우카, 알사와나 등지에서 헤즈볼라 테러리스트 2명을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행동은 이스라엘 민간인에 위협이 됐으며, 이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8일에도 바라시트 등지에서 헤즈볼라 군사시설 재건 시도에 연루된 헤즈볼라 무장대원을 사살하는 등 최근 레바논 남부 일대를 수시로 공습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여러분은 레바논에서 매일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를 파괴하려는 이들에게 철권으로 휴전 합의를 강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당국은 최근 레바논 정부에 ‘헤즈볼라를 무장해제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전달했다고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이 보도했다.

헤즈볼라가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로켓 수백기를 밀수하는가하면, 작년 교전 때 망가진 발사대를 복구하고 신병 수천명을 새로 징집하는 등 조직을 재건하고 있어 문제라는 것이 이스라엘의 입장이라고 한다.

이스라엘 당국은 레바논 정부를 향해 “헤즈볼라에 대한 대응이 속도와 규모 면에서 충분하지 않다”며 “실질적인 조치가 없다면 강력한 공세를 계속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를 지원하는 헤즈볼라에 견제성 공습으로 대응하던 이스라엘은 작년 9월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에 돌입했다가 2개월만에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휴전했다.

헤즈볼라가 레바논 리타니강 남부에서 철수하고 레바논 정부군이 대신 주둔하는 것이 휴전 조건이었는데, 이스라엘은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며 레바논 남부에 전초기지 5곳을 설치해 군사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1월 새로 선출된 친서방 성향의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헤즈볼라를 서둘러 무장해제시키라는 미국의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멈추라는 요구가 레바논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반발하고 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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