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모바일 신화 주역…지스타서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전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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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엔씨소프트 이성구 최고사업책임자(CBO) 겸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개발 총괄이 13일 부산 벡스코(BEXCO) 제1전시장에서 열린 오프닝 행사에서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2025.11.14 jujuk@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엔씨소프트[036570]를 향한 오해나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데 모두 저희가 쌓아 놓은 업보겠지요. 앞으로 남아 있는 것은, 그걸 기술력으로 불식하는 과정이라 봅니다”
이성구 엔씨소프트 최고사업책임자(CBO·부사장)는 자신이 총괄한 차기작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발표 다음 날인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부사장은 2004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현재까지 20년 넘게 ‘리니지’ IP 게임 시리즈 라이브 서비스와 신작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정통 ‘엔씨맨’이다.
그가 개발을 총괄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는 3연속으로 대히트를 치며 현재까지도 엔씨소프트 매출의 핵심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의 히트는 비슷비슷한 경쟁형 MMORPG의 범람을 낳았고, 결과적으로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했다는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리니지W’ 이후 오랫동안 공개 석상에 잘 나오지 않던 이 부사장은 엔씨소프트가 주관한 지스타 2025 오프닝 행사에 깜짝 등장, 소니의 인기 콘솔 게임 ‘호라이즌’ IP를 활용한 차세대 모바일 액션 게임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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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젊은 층 외면하는 엔씨소프트…이 부사장 “우리 잘못”
‘리니지’ 성공 신화의 주역인 이 부사장은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젊은 층의 무관심과 냉소를 언급한 질문에 “근본적으로 우리가 잘못한 부분이 많았다”고 담담하게 인정했다.
그는 “리니지는 여전히 대단한 게임이고, 우리가 가장 잘 만드는 게임이지만, 그 밖의 영역에 있는 게임들의 완성도는 많이 떨어졌다”라며 “우리가 만들어온 게임과 다른 방향에 서 있던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도 보상이나 승진 시스템이 리니지 계통에 있는 개발자들이 혜택을 받아 가는 구조였고, 새로운 도전을 장려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라며 “게임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자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정답은 ‘좋은 게임’을 만드는 일이라고 이 부사장은 말한다.
이 부사장은 “결국에는 게임을 잘 만드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이번에 나온 ‘아이온2’·’신더시티’ 그리고 ‘호라이즌’ 같은 게임으로 엔씨가 기술력도 있고,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자세도 변할 거란 사실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회사의 조직문화도 바꿔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는 매출만을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했는데, 글로벌 게임사들처럼 동시접속자, 이용자 호응도, 평점 같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끔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메리트를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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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엔씨소프트가 13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지스타 2025 현장에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소개하고 있다. 2025.11.13 jujuk@yna.co.kr
◇ “‘호라이즌’으로 글로벌 문 두드린다…소니와 협력 강화”
이 부사장은 엔씨소프트가 처한 경영 위기를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맡고 있는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는 엔씨의 여러 차기작 라인업 중에서도 글로벌 진출에 핵심 첨병이 될 게임이다.
이 부사장은 “‘호라이즌’ 개발사인 게릴라게임즈에 3∼4회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우리야말로 호라이즌이라는 IP로 MMO 게임을 만들 자격이 있다’고 어필했고, 삼고초려처럼 계약이 성사됐다”라고 파트너십 배경을 밝혔다.
향후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을 운영하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의 더 큰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부사장은 “엔씨가 SI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2023년이지만, 2020년께부터 여러 차례 물밑 접촉이 있었다. 소니에서 플레이스테이션5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비밀리에 시연하기도 했다”라며 “머지않은 시간 내에 소니와 기기나 플랫폼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협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 출품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엔씨가 위기라고 하는데 이걸 타개하는 방법은 세계 시장을 강력하게 두드리는 것이다. 내수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라며 “한국과 대만에 먼저 나오고 순차적으로 서비스 권역을 넓힌 기존 작품들과, 앞으로 나올 게임은 모두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싱글플레이 중심의 트리플A급 패키지 게임 프로젝트도 많지 않은 인원으로 개발 중인데, 조만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지스타 첫날 아침에 엔씨 부스에 몰린 긴 줄을 보며, ‘호라이즌’ 시연 영상이 끝나고 손뼉을 치는 사람들을 보며 놀랐다”라고 이용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엔씨는 역시 기술력’이라는 이야기를 다시 듣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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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11월15일 07시30분 송고


